트럼프 무역전쟁 첫 행보는 아시아 겨냥 세이프가드 발동…“확전 신호탄”

입력 2018-01-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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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TPP 탈퇴 이후 1년 만에 본격적인 행동 나서…다음은 철강·알루미늄이 타깃 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과 관련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특히 트럼프는 취임 이후 1년간 불공정한 무역 상대국에 대해 계속되는 위협 끝에 첫 행보로 아시아 주요국을 겨냥했으며 이는 미국의 무역 압박이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승인해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선언하고 나서 처음으로 해외 기업과 국가에 실질적인 피해를 줄 행동을 보인 것이다.

세탁기와 관련해 트럼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낮은 가격에 세탁기를 수출해 미국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월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WP는 전했다. 세탁기 수입물량 중 120만 대에 첫해 20%의 관세가, 이를 초과하는 물량은 50%의 관세가 각각 적용된다. 부품에도 50%의 관세를 부과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대통령의 행동은 트럼프 정부가 항상 미국 노동자와 농부, 목축업자와 기업을 지킬 것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관련 제품에 대해서도 수니바와 솔라월드 등 자국 업체의 청원을 받아들여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부당한 보조금과 산업정책을 통해 태양광 공급망을 지배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USTR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셀 생산에서 중국의 비중은 지난 2005년의 7%에서 2012년 61%로 높아졌다. 그러나 한화큐셀과 LG전자 등 우리나라 태양광업체도 미국의 세이프가드 피해가 불가피하다.

세탁기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가 3년, 태양광 부문은 4년 각각 적용된다. 미국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은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시절 수입산 철강제품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무역 전문가인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보운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기업들은 세계화를 선호하는 대통령들이 거절할 것을 우려해 세이프가드 청원을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이런 계산법을 아예 바꿨다. 앞으로는 비슷한 세이프가드 청원이 줄을 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다음 타깃은 철강과 알루미늄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알루미늄 수입 제한 조치 관련 조사 보고서를 트럼프에게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232조는 수입품이 미국 안보에 위협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면 관세 인상 등 수입 규제 발동을 허용하는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접수 이후 90일 이내 규제를 가할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 11일 철강에 대해서도 비슷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세이프가드 발동 등 트럼프의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태도를 고려하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수입 규제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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