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타 시중은행 노조도 ‘근로자 추천 이사제’ 추진 움직임을 보이면서 은행권 노동이사제 도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노조에 이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노조도 사외이사 후보군을 찾는 작업이 한창이다.
KB노조는 21일 노동경제학 분야 권위자인 권순원 숙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노조는 지난해 11월 임시주총 당시 하승수 변호사를 후보로 내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까지 얻어냈지만 찬성률 17.78%로 부결됐다. 국제의결권자문기구(ISS)도 지난해 11월 이 안건에 반대 의견을 냈다. 박홍배 KB노조위원장은 “이번에는 ISS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의결권 자문기관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볼 여지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달 우리사주조합(지분 5.37%)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주주제안’으로 변경하면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표했다. 다만 사외이사 추천 시점을 우리은행의 정부 잔여 지분이 팔리고, 지주사로 전환한 뒤로 두고 있다.
신한은행 노조는 노조 추천 이사를 당장 주총 안건으로 올리기보다 사측을 설득해 노조를 대변하는 사외이사를 한 명 추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 추천 방식을 정하고 다음 달 대의원회의를 통해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최근 금융행정혁신위원회도 금융 공기관에 노동이사제 우선 도입을 권고하며 노조의 움직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의 경우 결국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보니 노조 추천 사외이사 안건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