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3사가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계에 봉착한 통신시장에서 5G 네트워크 기술을 앞세워 자율주행기술 분야를 선점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연간 60만대 수준으로 성장한 뒤 향후 10년간 연간 43%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자율주행시장이 2015년 3조4404억 원에서 2025년 약 110조원, 2035년엔 약 332조 원 규모로 비약적인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사들이 자율주행기술에 목을 매는 이유다. 이통 3사는 연초부터 글로벌 사업자들과 자율주행기술 개발 고도화에 나서는가 하면 다음달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글로벌 위치정보 기업과 파트너십= SK텔레콤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서 자율주행차 조기 상용화를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현장을 방문해 글로벌 협력사를 직접 물색했다. 박 사장은 5G와 함께 자율주행의 기본이 되는 위치서비스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지도기업 ‘히어’를 파트너사로 낙점했다. SK텔레콤은 CES 2018 기간에 히어와 함께 ‘5G 자율주행·스마트시티 사업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3D 지도제작 기술을 가진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위한 삼각편대를 완성했다.
히어는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 내비게이션, 실시간 교통정보, 실내 지도를 제공하고 있는 초정밀 지도·위치서비스 기업이다. 양사는 자율주행차용 HD맵 솔루션, 위치기반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기술·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양사는 우선 경부고속도로 등 국내 주요 도로 HD맵(초정밀 지도)을 상반기부터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5G를 접목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HD맵 라이브 업데이트’ 솔루션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 솔루션은 서베이카(지도 제작 차량)나 해당 기술이 탑재된 차량이 주변 사물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올려 다른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차별화된 HD맵과 라이브 업데이트 솔루션을 위치기반 서비스 기업 및 완성차 업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 최초로 자율주행자동차 임시 운행 허가를 획득해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시연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시대에 탤레매틱스와 커넥티드카 분야가 가장 먼저 5G 혁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맵 솔루션 강자인 ‘히어’와 함께 도로 위는 물론 도시 위의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서 45인승 자율주행버스 운행하는 KT= KT는 다음달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버스를 일반도로에서 시범운행한다. 이를 위해 지난 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45인승 대형버스의 자율주행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KT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25인승 자율주행버스의 일반도로 운행 허가를 받은데 이어 45인승 대형버스의 도심지역 자율주행 허가까지 취득하게 되면서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KT 대형 자율주행 버스는 차체 길이가 12m, 차량폭이 2.5m에 달하는 45인승 차량이다. 일반도로의 최소 차선 폭인 3m를 유지하면서 대형버스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좌우로 한 뼘(약 25cm) 내에서의 정교한 제어가 필요하다. KT는 소형버스에 비해 더욱 커진 대형버스의 완벽한 운행 제어를 위해 5G와 LTE 네트워크 기반 V2X(차량과 모든 개체 간 통신) 자율주행 방식을 도입했다.
KT 관계자는 “이 방식을 이용하면 KT 무선망을 활용한 정밀 위치측정 기술과 V2X 차량 통신 인프라를 통한 상황 판단 능력, 신호등 인지 거리, 사각 지대 위험 예측 기능을 통해 운행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KT 자율주행 버스는 이를 통해 시속 70km/h 이상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곡선 및 좌ㆍ우회전 주행, 보행자 탐지, 신호등 연동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해 복잡한 도심지 자율주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 KT는 자율주행 실증단지인 판교제로시티에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형 자율주행 버스의 시험 운행을 통해 고속도로 및 도심지에서의 자율주행을 위한 다양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다.
◇후발주자 LGU+, 자동차 원격제어 기술 선봬= 그동안 상대적으로 기술개발이 더뎠던 LG유플러스도 최근 자동차 원격제어 기술을 선보이면서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일 서울 용산 사옥에 문을 연 5G 체험관에서 5G를 활용한 원격제어 운전 기술을 공개했다. 5G 통신망을 이용해 카메라가 운전자의 얼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 사고 위험을 알려주는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자율주행차 관련 벤처기업 ‘모빌아이’와 제휴를 체결, 법인택시 52대에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탑재해 운행 중이다. 이 기술은 차량 운행시 전방 충돌과 보행자 충돌 상황을 알려주는 것을 비롯해 차간거리 모니터링, 차선 이탈 경고, 지능형 상향등 조절, 표지판 인식 과속 정보 등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