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건설 일자리 취업자 수가 건설 경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공사에 들어가는 건축 물량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7년 12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외하고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인 4.1%를 기록했다. 이달 전국 취업자 수가 25만3000명 늘어나면서 전년동월대비 1% 증가한 가운데 건설업에서 8만 명이 새로 일자리를 얻었다.
통상 계절적 요인으로 12월이면 일자리가 감소하는 건설업의 특성을 고려해도 지난달 대비 눈에 띄게 적은 감소폭을 나타냈다. 본격적인 건설 경기 호황으로 취업자가 오히려 늘었던 2015년을 제외하면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감소율인 -0.2%를 기록한 것이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의 12월 취업자 수의 전달 대비 평균 감소율은 -2.27%다.
건축 부문에서 올 초 공사 물량이 많이 확보된 점이 일자리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이 산출한 지난해 12월 건설공사 기성 지수는 전월비 10.7포인트 상승한 97.3으로 집계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년 3분기(7~9월) 건축 부문 공사 계약액은 전년동월대비 3.8% 증가했다. 반면 토목은 25.7% 줄었다.
나경연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 3월까지 공사 예정인 건축 물량은 아직 많다”며 “실적이 낮은 토목에 의한 효과는 거의 없고 건축에 의한 효과만 일자리에 반영되고 있는 비대칭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올해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산연은 2018년 SOC 예산의 축소에 따라 전국 합계로 약 4만3000 명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 중 약 70%는 건설 일용직으로 SOC 예산이 감소한 결과로 사회적 취약계층이 실업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의 주택시장 고강도 규제와 SOC 예산 감축으로 건설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일자리 증가 예상치를 정부보다 적게 잡기 시작했다. 정부는 올해 32만 개 일자리 증가를 예상한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일자리 증가폭을 20만 개 초중반으로 관측했다. LG경제연구원도 올해 일자리 증가폭이 27만 개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등도 올해 일자리가 27만~29만 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