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러와 그랜트 등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기고에서 이직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상사가 아니라 직무 자체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은 이직을 줄이려면 경영진이 직무 설계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이자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이지만 역시 이직 문제 해법에 고민하고 있다.
골러 부사장은 “페이스북은 훌륭한 관리자를 선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설문조사에서도 직원 대부분은 자신의 상사에 만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들은 자신의 직무가 더는 즐겁지 않고 자신의 역량이 발휘되지 못하며 결국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없다고 느꼈을 때 회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부분이 직무를 설계하고 나서 직원들을 배치하는데, 반대로 인재를 발견하고나서 이들에게 맞는 직무를 창출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 인사팀이 회사에 계속 남을 가능성이 큰 인재들을 예상하고 분석한 결과, 이들은 다른 직원보다 자신의 직무를 즐기고 있다는 응답이 31%,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는 답은 33% 더 많았다. 자신의 커리어에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얻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37% 더 높았다. 결국 직원이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면서 즐길 수 있는 직무를 설계하고, 항상 발전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이직을 막는 최선의 방법인 셈이다. 골러 부사장은 “특히 직원이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직원이 특정 직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더라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다른 직무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페이스북 직원을 예로 들었다. 인사관리자였던 이 직원은 자신이 팀을 이끄는 것보다 고객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아 직무 전환을 요청했으며 경영진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 결과 고객들도 만족하고 이 직원도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골러는 전했다.
영리한 관리자는 특정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직원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창출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직원들이 다른 직군에서 한 달 간 일할 수 있는 ‘해커먼스(Hackamonth)’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자신이 재능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에 진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자신이 프로그램 코딩은 물론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에도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인스타그램에는 이런 직무가 없었고 이 직원 자신도 전통적인 디자인 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커먼스를 통해 그는 페이스북 내 디자인 팀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으며 몇 가지 프로토타입 제작을 신속하게 해내 인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