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논란 페이스북 "망 사용료 성실히 협상…세금도 낼 것”

입력 2018-01-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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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효성 방통위원장-케빈 마틴 페북 수석부사장 면담

▲이효성 방통위원장, 케빈마틴 페이스북 부사장 면담(방송통신위원회)
▲이효성 방통위원장, 케빈마틴 페이스북 부사장 면담(방송통신위원회)

국내에서 ‘인터넷망 무임승차' 논란에 휩싸인 페이스북이 10일 망 사용료와 관련해 “한국 규제기관의 방침을 존중하며 통신사업자들과 성실히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또 조세회피 논란과 관련해서도 한국의 조세법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본사의 정책 총괄인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은 10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과 가진 면담에서 "한국에서 발생하는 규제 역차별 및 망이용료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방통위원장은 이날 면담에서 마틴 부사장에게 "국내 사업자와 같이 트래픽 사용량에 상응하는 망 이용료를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며 국민 정서에도 부합할 것"이라며 역차별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또 함께 만난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페이스북 측에 국내 이용자보호를 위한 전담 부서, 소통채널을 별도로 구축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마틴 부사장은 망 이용료 관련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의 화상회의형식이 아닌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직접 만나는 대면 접촉을 통해 긴밀히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페이스북과 ISP가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도록성실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국내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서비스 접속시 최상의 성능, 보안, 신뢰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본과 인력을 투자함으로써 이용자 경험이 극대화되는데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말부터 국내 서버의 망 사용료 등을 놓고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업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현재 페이스북은 KT에만 비용을 내고 자사 캐시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며, SKB와 LG유플러스에는 빠른 접속을 보장하는 '캐시 서버'의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KT 서버에 우회 접속해 원활한 페이스북 접속을 구현하는 '임시방편'을 써 왔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업체가 매년 통신업체에 서버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 반면,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해외 IT 사업자는 영향력을 앞세워 국내 통신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역차별'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망사용료 협상이 결렬되자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우회 접속경로를 일방적으로 홍콩 소재 서버로 바꾸면서 이들 통신망을 이용하는 이들의 페이스북 접속이 느려지거나 아예 안되는 등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고 방통위는 이용자 피해 사실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마틴 부사장은 우회 경로를 막았던 이유와 관련해서는 “2016년 정부의 '상호접속에 관한 고시'가 변경되면서 이에 따른 관련 조처를 하다 문제가 발생했다”며 “한국 ISP와 직접적 소통 채널이 있었으면 이용자 불편문제등을 신속하게 시정했을텐데 간접적으로 접하다보니 인지와 대응이 늦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용자보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며 통신사업자와의 소통채널의 부재로 인해 이용자불편을 끼친 만큼 소통채널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방통위는 이달 중 페이스북 본사 임원과 방통위원들이 모여 시정조치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한 후 법리적 측면을 보완해 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내 투자 및 창업 지원 등 사회적 책임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에서 인터넷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케빈 마틴 부사장은 “최첨단 ICT 환경이 갖추어진 한국은 페이스북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의 ICT 산업 활성화와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그 일환으로 올해 1분기 중 경기도 판교에 500여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대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 특화된 커리큘럼 운영해 집중 교육하는 ‘이노베이션랩’ 개설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날 케빈 마틴 부사장은 조세회피 논란에 대해선 "현지에 수익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기로 한 25개 국가에 한국도 포함된 만큼, 앞으로도 한국의 조세법을 성실하게 준수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13일 내년부터 지역별, 국가별로 매출을 살펴 세계 각국 지사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액을 현지 세무당국에 신고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법상으로 페이스북은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고 있지만, 국내 매출에 상응하는 수준인지에 대한 논란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아일랜드 법인과 광고 계약을 맺고 있어 한국에서 발생하는 광고 매출은 아일랜드 매출로 잡히게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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