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트윗을 파키스탄과 이란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이에 미국 외교정책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트윗을 통해 미국의 오랜 동맹인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를 숨겨왔다는 불만을 반복하면서 원조를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은 어리석게도 지난 15년간 파키스탄에 330억 달러(약 35조2770억 원) 이상의 원조를 제공했다”며 “그러나 파키스탄은 우리의 지도자들을 바보로 여기면서 거짓과 기만 이외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파키스탄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냥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이제 이런 일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다음 트윗에서는 “이란이 버락 오바마 정부와의 끔찍한 핵협상 합의에도 모든 수준에서 실패하고 있다”며 “훌륭한 이란 국민은 수년간 압제에 시달렸다. 그들은 음식과 자유에 굶주리고 있다. 인권과 함께 이란 국민의 재산이 약탈당하고 있다.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며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앞서 북한의 김정은은 신년 메시지로 문재인 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자신의 책상 위에 핵미사일 발사 버튼이 있다고 위협했다. FT는 이는 트럼프가 파키스탄과 이란을 언급한 것과 함께 올해 미국 정부가 외교정책 상에 직면한 세 가지 어려운 도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파키스탄에 대해 격분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새 아프간 전략의 일환으로 2억5500만 달러 상당의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종종 이슬람 무장세력을 다루는 데 있어서 파키스탄의 협력이 부족하다고 불평했다.
파키스탄 국방부는 트위터에 “우리는 지난 16년간 반테러 동맹으로서 알카에다 퇴치를 위해 미국에 지상과 공중 통신과 군사기지, 정보 협력 등을 무상으로 제공했으나 미국은 우리를 비난하고 불신하는 것 이외 다른 어떤 것도 주지 않았다”며 반박 성명을 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파키스탄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의 시위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로 인해 오히려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미국의 하수인으로 규정해 탄압하는 명분을 주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