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당분간 임원인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섣부른 ‘물갈이’ 인사보다는 조직 분위기 파악에 더욱 시간을 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정용석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성주영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정 부행장은 관례대로라면 1년 연임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자진 사의를 표했다. 성 부행장은 기본 임기 2년에 1년 연임까지 3년 임기를 마쳤지만 최초로 임기를 한 번 더 연장했다. 성 부행장과 함께 3년 임기를 마친 임해진 심사평가부문장은 퇴임했다.
산은은 당분간 임원인사를 실시하지 않고 기존 부행장들이 공석을 겸직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성 부행장이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부문을 함께 이끌게 된다.
조승현 글로벌사업부문 부행장은 중소중견금융부문 부행장도 맡아 국내외 영업지점 전반을 총괄한다. 산은은 전날 조직개편에서 창조성장금융부문의 성장금융실 등을 떼어내고 국내영업점과 해양산업금융본부만 남겨 중소중견금융부문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외에 전영삼(자본시장부문)·김건열(정책기획부문)·백인균(경영관리부문)·임맹호(심사평가부문)·김재익(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이 유임돼 기존 업무를 수행한다.
당초 이동걸 신임 회장 취임 후 구조조정부문 조직 축소 등 대규모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예고되기도 했지만 당분간 안정적인 체제를 우선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인사에 대해 조직장악이 늦고 인사적체를 심화한다는 비판과 함께 신중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조직개편 후 산은은 9부문 7본부 7지역본부 54부(실) 74지점으로 기존에 비해 1본부 1지역본부 1부가 늘었다. 새로 생긴 본부·지역본부 자리는 부장급으로 1월 중 일반 직원 인사이동에서 새로 지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