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유기' 추락사고 스태프 형 "3m 천장에 안전장치도 없이 조명 설치… 이렇게 쫓기듯 찍은 적 없었다"

입력 2017-12-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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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유기' 2회 방송사고 화면(출처=tvN '화유기')
▲'화유기' 2회 방송사고 화면(출처=tvN '화유기')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의 한 스태프가 최근 추락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가운데 그의 형이 당시 드라마 제작 현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2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사고 피해 스태프의 형이 출연해 피해자의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피해 스태프는 23일 추락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으며 의식불명 후 현재 겨우 눈을 깜빡이는 정도다.

스태프의 형은 "처음에 의사들은 최악의 경우 뇌사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1차적으로 말했다. 현재 그나마 다행인 건 가서 이름을 부르면 눈을 떠 쳐다보는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안전장치가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드라마 제작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제 동생이 23일 새벽 1시에 '3m 높이 천장에 샹들리에 조명을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런데 3m 높이 천장을 올라가는데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장비는 없는데, 위에서 내리는 지시사항은 용역업체 직원들이나 외주업체 직원들이 안 따를 수 없다. 동생은 MBC아트 소속의 '소도구 담당자'로 외주방송의 용역회사와 계약을 맺은 신분이다. tvN이 외주를 준 드라마 외주 제작사가 미술 소도구 부문을 또 외주로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소도구 담당인데 왜 조명 담당의 일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외주업체 소속으로 '저건 내 일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드라마 외주제작사의 미술감독은 피해 스태프에게 '나는 시킨 적이 없다. 피해자가 소도구 담당자라 알아서 천장에 올라갔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의 형은 "동생은 드라마 찍은 경력이 20년이 넘어 업계에서는 베테랑으로 볼 수 있다. 그랬던 친구가 이번 드라마 때는 유독 힘들어했다. 사고 이틀 전이 아버지 기일이었는데도 참석을 못할 정도로 바빴다. 결국 얼굴도장만 찍고, 계속 전화가 와 빨리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정도로 드라마 제작할 때 쫓기듯이 한 적은 없었다. 서로 바빠서 쫓기다시피, 드라마는 나가야 되겠고, 이런 와중에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피해 스태프의 형은 "동생이 수술은 했지만 잘못하면 평생 누워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는 담당 교수님 말씀을 들었다"며 "동생의 큰 애가 이제 고3 올라가고 작은 애가 중2 올라간다. 조카딸은 아빠 모습을 도저히 못 보겠다고 울면서 병원에 가지 않는다. 온 가족이 그 모습 보면서 죽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화유기' 제작 중단을 요구하며 "추락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27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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