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은행 바클레이스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세제개편의 영향으로 순이익에서 10억 파운드(약 1조4376억 원)를 상각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세제개편에 영향을 받아 앞으로 세제 혜택을 받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했다. 바클레이스는 “세제개편의 영향으로 이연법인세자산을 평가하는 방식이 바뀐다”며 “약 10억 파운드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연법인세자산은 법인세 비용이 기업회계에 따른 법인세 비용보다 많이 들 때 처리하는 회계상 항목을 뜻한다.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낼 것으로 전망되면 이연법인세자산이 늘어난다.
바클레이스는 연간 수익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바클레이스는 아프리카 사업 부문인 바클레이스 아프리카 그룹의 지분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1~9월 간 바클레이스는 6억28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내 외국계 은행들은 바클레이스처럼 대부분 단기적으로 세제개편에 영향을 받아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의 금융그룹인 UBS는 올해 30억 스위스프랑, 크레디트스위스는 23억 스위스프랑을 상각할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계 은행들은 세원잠식남용방지세(BEAT)의 영향으로 부담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 내에 있는 외국계 은행 자회사가 모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이자비용을 공제할 수 있었다. 이것이 폐지되고 세원잠식남용방지세가 신설되면서 외국계 은행들은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바클레이스는 “세제개편의 많은 조항이 불확실해 실질적인 영향을 계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타격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세제개편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바클레이스는 전망했다. 특히 바클레이스는 내년 1일부터 미국 법인세 최고세율이 35%에서 21%로 낮아지는 데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감세 규모는 미국에서 31년 만에 최대다.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원을 통과한 세제개편안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