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CJ헬로비전의 하나방송 M&A(주식취득 건)에 대해 2년간 가격인상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CJ헬로비전의 하나방송 주식취득 건을 심사한 결과, 관련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CJ헬로비전은 지난해 12월6일 경남 지역 케이블방송사인 하나방송을 225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CJ헬로비전은 해당 지역(경남 창원시 일부ㆍ통영시ㆍ거제시ㆍ고성군 지역)을 독점하게 된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는 CJ헬로비전과 하나방송이 경쟁을 벌여왔다.
이번 기업결합은 2013년 이후 4년만의 케이블방송사업자(이하 SO)간 기업결합으로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제한성 여부에 대해 심도 있는 심사가 이뤄졌다.
공정위는 CJ헬로비전과 하나방송의 기업결합에 따라 경남 마산ㆍ통영ㆍ거제ㆍ고성지역 유료방송시장에서 SO간 경쟁이 사라짐에 따라 케이블방송요금이 인상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 결합 후 경남 마산ㆍ통영ㆍ거제ㆍ고성지역 유료방송시장에서 결합당사회사의 시장점유율은 53.63%에 이르고, 2위 사업자와의 격차도 21.98%포인트(p)에 이르는 등 결합당사회사의 시장지배력이 새로이 형성된다고 봤다.
공정위는 "SO간 경쟁이 사라지고 가입자 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요금할인, 보조금, 경품 등 포함) 유인이 상당 부분 감소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후생이 감소될 우려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의 시장점유율이 높고, 독점적으로 케이블방송을 송출하는 방송구역일수록 가입자당 평균수신료 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모든 상품을 정액으로 판매하고 있는 IPTV사업자와 달리 SO는 약관요금 범위 내에서 자체할인율을 책정ㆍ판매함으로써 발생하는 IPTV와 케이블TV간의 요금격차(1.7~3.75배)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업결합 이후 유료방송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는 채널수를 임의로 축소하거나 소비자 선호채널을 조정하는 방법을 통해 저가형 상품에서 고가형 상품으로 전환을 유도하거나 고가의 상품 가입을 강제할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2019년 말까지 가격인상 제한과 충분한 정보제공 등의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물가상승율을 초과하는 케이블방송(아날로그, 디지털방송 모두) 요금 인상행위 △단체가입 거부 및 단체가입의 일방적 해지를 통한 요금 인상행위 △특별한 사유없이 전체 채널 수와 소비자 선호채널 수를 축소하는 행위와 홈페이지에 판매중인 모든 방송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 등을 제한하기로 했다.
판매중인 모든 상품에 대해 충분히 고지하지 않거나 그 가입을 거절하는 행위 및 상품간 가입전환을 거부하거나 그 가입전환에 불이익 조건을 부과하는 행위, 아날로그 가입자에 대해 디지털방송으로의 전환을 강요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이밖에도 케이블방송의 수신료 인상, 전체 채널 수 및 소비자선호 채널 수 변경시 공정위에 각 변경일로부터 14일 이내 보고토록 했다.
공정위는 "과거 SO간 기업결합의 경우 합산점유율이 80%를 상회하는 점 등을 감안해 이행기간을 통상 3~4년 정도 부과했으나, 최근 IPTV의 성장 등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상황을 반영해 기업결합의 시정조치 이행기간을 2년으로 단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