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르노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르노가 내년 2월 곤 CEO의 후계자를 지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르노가 헤드헌팅 회사를 채용해 후계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며 올해 실적을 발표할 즈음인 내년 2월 중순 곤 CEO의 후계자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해 6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신임 CEO 임명안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르노 생산을 총괄하는 티에리 볼로레 최고경쟁력책임자(CCO)와 티에리 코스카스 마케팅ㆍ영업 담당 책임자, 스테판 뮬러 최고실적책임자(CPO) 등이 후계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닛산의 호세 무노즈 CPO도 물망에 올라있다.
외부 인재로는 에어버스의 파브리스 브레지에 최고운영책임자(COO), 디디에 르로이 도요타 부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르노가 외부보다는 내부 인재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기 CEO는 르노 지분의 15%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의 지지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보다 프랑스 인사가 꼽힐 가능성이 크다.
앞서 곤은 올해 4월 일본 닛산자동차 CEO 겸 사장 자리를 그 때까지 공동 CEO였던 사이카와 히로토에게 넘겨주는 등 후계자들에게 자신의 리더십을 넘겨주기 시작했다.
르노 CEO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곤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기업연합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곤 회장은 1996년 미쉐린에서 르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1999년 르노가 경영난에 허덕이던 닛산을 인수하면서 일본으로 파견돼 닛산의 부활을 이끌었다. 지난해 연비 조작으로 위기에 빠졌던 미쓰비시자동차를 사들이면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지금까지 르노와 닛산은 곤 회장의 강한 리더십에 의존해 왔다고 신문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