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격렬하게 데뷔식을 치른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상화폐 투자에 제동을 걸었다.
SEC는 11일(현지시간) 신흥자산 군의 거래 및 가상화폐공개(ICO)가 연방증권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가상화폐로 바꾸는데 대한 위험성에 경고장을 날렸다.
이날 SEC는 레스토랑 리뷰 앱 ‘먼치(Munchee)’가 추진한 1500만 달러 규모의 ICO를 유가증권등록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지시켰다고 발표했다. SEC는 먼치가 발행을 계획한 가상화폐에 대해, 투자를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SEC에 유가증권으로 등록할 의무가 있음에도 등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EC 관계자는 “비록 사기 혐의가 없더라도 SEC 등록의무 위반을 이유로 ICO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ICO를 저지한 지 몇 시간 후에 낸 성명에서 가상화폐 거래 및 ICO는 연방증권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상화폐에 투자하는데 따른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가상화폐와 ICO 시장에 관해 많은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거기에는 전통적인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구조가 극히 적고, 사기나 조작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투자 시에 과장된 말이라고 느껴지거나 다급한 행동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투자한 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을 인식해달라”고 투자자들에게 호소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대해서는 “ICO는 기본적으로 유가증권 발행에 관한 연방 규정에 따를 필요가 있다”며 “SEC에 대한 등록 의무와 등록 면제 규정 적용 등도 연방 규정에 준한다”고 강조했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또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많은 플랫폼은 거래소 또는 대체적인 거래 플랫폼으로서의 등록을 의무화하는 법률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CBOE에서는 7500만 달러(약 818억 원) 이상의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이뤄졌다. 장중 한때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20% 넘게 뛰면서 두 차례나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