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7개 국가가 포함된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명단을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7개국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이날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8개 회원국 재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대상 국가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령 사모아, 그레나다, 괌, 바베이도스, 마카오, 마샬제도, 몽골, 나미비아, 팔라우, 파나마, 세인트루시아, 사모아, 트리드다드 앤 토바고, 튀니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올랐다.
EU가 발표한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블랙리스트에 오른 회원국을 대상으로 제재에 합의하지 못한 것은 미흡한 점으로 꼽힌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분과 위원장은 “제재를 둘러싼 합의는 아직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국들에 개별적인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모스코비치 위원장은 “최초로 EU가 작성한 조세회피처 리스트”라며 “나는 신속하게 조세회피처 국가를 제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불공정한 세제 경쟁과 불투명성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를 포함한 일부 카리브 해 국가는 허리케인 피해로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보류됐다. EU는 향후 해당 국가들이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17개국 외에 47개국을 ‘그레이 리스트’에 올렸다. 그레이 리스트에 오른 국가들은 조세 제도의 투명성이 떨어지나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국가다.
전문가들은 EU가 대부분 경제 규모가 작거나 자치령 섬을 조세회피처 리스트에 올린 점을 지적했다. 세계적인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오로르 샤르돈네 EU 정책 자문위원은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들이 리스트에 오른 것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작 가장 악명 높은 조세회피처 국가들은 ‘그레이 리스트 명단’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샤르돈데 위원은 “EU는 그레이 리스트에 올린 국가들을 감시해야 하고 그들이 약속대로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