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중·고등학생 사이에 롱패딩이 유행하면서 일명 ‘등골브레이커’가 다시 돌아왔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부모 등골을 휘게 할 만큼 비싼 제품을 의미하는 등골브레이커는 2010년대 초반 수십만 원에 이르는 ‘노스페이스’ 점퍼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나온 말이다.
학교 주변에서 무릎까지 내려오는 롱패딩을 입은 청소년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롱패딩의 유행은 빠르게 확산했다. 롱패딩 제품은 5만 원 내외에서 100만 원이 넘는 고가 제품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기 제품 가격이 20만~30만 원대에 형성돼 있는 등 비싼 데다 유행에 따른 지나친 과소비 조장이라는 지적 또한 나온다.
이로 인해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겨울철 패딩이 있음에도 유행에 민감한 자녀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일부 학교에서는 고가 제품이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롱패딩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SNS를 통해 교내 롱패딩 착용 금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과거에도 학생들의 외투 착용에 대한 규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교복 재킷을 입은 상태에서만 외투를 입도록 허락한 것이다. 학생들의 불편함 호소가 이어지자 지난해 교육부는 관련 학칙에 대해 시정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롱패딩 논란 역시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저가 제품마저 금지령에 포함시킨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청소년 사이에 인기 있는 롱패딩이 유행이 떨어지면 모두 재고로 남는 데 대해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헤비다운 열풍 때에도 재고 처리는 업체들의 몫이었다. 재고 처리로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브랜드들은 인기 연예인을 앞세워 롱패딩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지난해보다 롱패딩 생산 규모를 여러 배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