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농협은행장 인선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는 27일 오후 3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CEO 인선을 논의했지만 당초 예정된 쇼트리스트 발표는 다음달로 연기했다. 이번 인선이 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캐피탈·농협손해보험 등 4개 계열사 CEO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데다 임추위원 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농협금융은 이날 쇼트리스트 발표 후 다음달 4일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짓기로 했다.
차기 농협은행장 자리를 두고는 내부에서는 오병관 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 부사장은 이런 내부 분위기에 대해 “임추위원에서 빠져 있어 자세한 일정은 모른다, 따로 통보받은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오 부사장은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과 같은 충남 출신으로 농협 신경분리 당시 사업구조 개편을 전담한 주역이다. 2010년 농협중앙회 금융구조개편부 부장과 2012년 농협금융지주 기획조정부장을 거쳐 2013년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춰왔다. 그간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모두 금융지주 부사장에서 은행장으로 추대된 전례로 볼 때 이번 인선도 관례되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태순 NH농협캐피탈 사장도 최근 차기 은행장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고 사장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같은 전남 출신으로 197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무안군지부 금융지점장, 자유시장지점장, 남대문기업금융지점장, 서울영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농협금융이 본격적으로 인선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일이다. 이날 1차 임추위를 열고 후보군 147명을 확정한 후 24일 2차 임추위에서 후보군을 70명 수준으로 추렸다. 농협금융 임추위원은 현재 민상기 서울대 교수와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정병욱 변호사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유남영 비상임이사(정읍농협 조합장) 등의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다.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선 현재 4명의 이사 중 3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