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대상 간담회에서 “시장의 자정 작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회계개혁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감사인지정제 등 회계개혁 추진과 관련해 “외부 감사인 역할도 중요하지만 회계 처리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주체는 기업”이라며 “제도 시행 시기도 기업의 역량을 고려해 일정 기간 유예한 만큼 제도 준비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회계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 등에 대해 재계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정부도 기업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23일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에 표준감사시간제와 외부감사인이 감사 때 기업 재무제표 정정에 그치지 않고 경영 리스크까지 평가하는 핵심감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회계개혁 작업에 대해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감사인 지정 시 기업 여건이 반영될 수 있도록 기업의 재지정 요청권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회계뿐만 아니라 기업지배구조도 투명해져야 할 것”이라며 “현재 거래소 자율 규제로 코스피 상장사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를 권고하지만, 참여사가 10%도 안 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해선 “국민연금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면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자에게 감사인 지정 신청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균형 있게 반영한 벤치마크 지수를 개발하고 두 시장 간의 경쟁을 촉진해 기관투자자들을 코스닥 시장으로 유인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혁신기업의 코스닥 시장 진입을 위해 상장제도 전반을 재정비하고 관련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도 기획재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기관투자자가 중장기 가치 투자를 하도록 만들려면 회계개혁, 기업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한 기업 경영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