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85원대로 떨어지며 2년반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중 당국이 실개입에 나선데 이어 구두개입까지 내놨지만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밤사이 공개된 미국 연준(Fed) FOMC 의사록에서 낮은 물가를 우려하고 나서면서 내년 금리인상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했다. 여기에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한 외국인의 실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반면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사흘만에 반등했다.
앞서 기획재정부 고위 외환당국자은 “역외투기자들이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간과하고 있다”며 말한바 있다.
1086.0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90.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5.3원을 기록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4.44원 오른 975.64원을 기록했다. 전일에는 971.2원을 기록하며 2015년 12월28일 967.78원 이후 1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었다.
역외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5.5/1086.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2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 연준 의사록 공개 이후 내년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의구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게다가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수급상 공급우위장이 지속됐다”며 “장중에는 당국 개입 추정 물량이 나왔고 기재부 담당자가 일종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나서며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낙폭이 커 기술적으로도 반등이 있을 듯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월말이 다가오면서 무거운 분위기도 연출할 것으로 보여 원·달러는 계속 하락할 것이다. 내년 1분기 1050원까지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5분 현재 코스피는 0.34포인트(0.01%) 오른 2540.85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도 11.47포인트(1.47%) 급등한 792.37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55억2300만원어치를 매도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600억1400만원어치를 매수 중이다.
달러·엔은 0.62엔(0.55%) 하락한 111.21엔을, 유로·달러는 0.0058달러(0.49%) 상승한 1.1832달러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대입 수학능력시험(수능)일로 인해 서울외환시장은 평일보다 한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했다. 다만 마감시간은 종전과 같은 오후 3시30분이었다. 반면 주식과 장내채권, 파생상품시장의 개장과 폐장시간은 각각 1시간씩 늦춰진 오전 10시와 오후 4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