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롱패딩 다 있어 진짜. 나만 없어”
'평창 롱패딩' 열풍으로 본 '등골 브레이커' 패딩사
올 겨울 ‘롱패딩’이 유행이라죠?
온 몸을 감싸 따뜻해서 좋기도 하지만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도 많이 입는데다
작년부터 전세계 겨울패션을 책임진 ‘잇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유행 패션템 롱패딩을 장만하려니 보통 브랜드 제품은 30만~100만원 대에 이릅니다.
가성비 좋고 평창 동계올림픽 기분도 내는 ‘평창 롱패딩’은 이미 품절사태.
‘등골 브레이커’ 패딩이 떠오른다는 분들, 그때를 아시나요?
‘노페’
부모님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등골 브레이커’의 원조격은 2011~2012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패딩점퍼입니다.
학생들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노스페이스 패딩을 입어 ‘중고생들의 교복’으로 불렸죠.
‘노페’는 가격별로 학생들 사이에서 계급이 매겨졌다는 일화까지 있었습니다.
당시 가장 저렴한 25만원대 점퍼를 입으면 최하위 계급, 30만원대는 ‘중상위권’, 70만원대 가장 고가 제품을 입으면 ‘대장 계급’이라는 점퍼 계급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습니다.
노스페이스 점퍼가 유행하다보니 학생들 사이에선 이를 빼앗는 ‘노획단’이 사회문제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고가의 노스페이스 패딩을 입은 학생들을 위협해 점퍼를 빼앗아 입고 다닌 학생 무리들이 전국 곳곳에서 잡히기도 했죠.
‘캐몽’
2013~2014년 겨울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 패딩이 강남 학생들을 중심으로 유행했습니다.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어’ 브랜드 앞글자를 딴 ‘캐몽’ 패딩이 100만원~200만원대가 넘는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렸죠. 노스페이스 열풍에 이은 ‘신 등골브레이커’로 불렸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가족과 시장을 찾은 사진에서 손녀가 입었던 옷이 몽클레어의 프리미엄 패딩으로 알려지며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고가의 패딩으로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으니 입고 오지 말도록 권고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낼 정도였습니다.
노페... 캐몽...
‘등골 브레이커’ 패딩이 유행할 때마다 가격거품 논란이 일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 ‘노스페이스’, 캐나다 ‘캐나다 구스’, 이탈리아 ‘몽클레어’ 제품들이 현지 가격에 비해 국내 인기를 등에 업고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팔렸습니다. 일부 제품은 현지보다 2배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했죠.
국내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당시 고가 패딩 열풍에 편승해 은근슬쩍 가격을 올리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국내외 브랜드를 막론하고 가격에 비해 실제 품질이나 보온성이 제가격을 하는지도 끊임없이 제기됐죠.
“롱패딩 14만 9000원이 싸다고요? 정상가격입니다”
‘평창 롱패딩’을 만든 의류업체 회장의 말입니다.
브랜드 이름이나 유명 연예인 광고로 현혹하는 게 아닌 품질과 단가를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설명입니다.
아웃도어 점퍼의 유행
‘등골 브레이커’ 나 ‘학생들의 계급짓기’가 아닌 먼 훗날 추억처럼 향유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