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미국 사회의 분열에 기업들이 비상이 걸렸다.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사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피자와 술, 커피 등 전혀 정치와 무관할 것으로 보이는 품목이 현재 당파 이슈에 휘말려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미국 대선이 끝난지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기업들은 트위터에 단순히 글을 하나 게시한 것만으로도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로 극명하게 갈린 소셜미디어 상에서 역풍이 불어닥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심지어 기업들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네티즌들의 근거 없는 분노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주 일련의 소비자들은 큐리그 커피머신을 부수는 동영상을 올렸다. 큐리그 측이 폭스뉴스의 숀 해니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광고를 빼겠다고 밝히고 나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시청자들이 분개한 것이다. 큐리그는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공화당 소속의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후보인 로이 무어에 대한 해니티의 지지 발언에 광고 철회 결정을 했는데 결국 역풍을 피할 수 없었다.
한편 이달 초 네티즌 사이에서는 양주업체 짐빔 제품을 보이콧하자는 내용의 해시태그(#BoycottJimBeam) 붙이기가 유행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짐빔의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여배우 밀라 쿠니스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이름으로 낙태를 찬성하는 비영리 재단 가족계획연맹에 기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반면 쿠니스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페이스북 등에 찬성 포스트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피자업체 파파존스는 존 슈내터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측이 선수들의 국민의례 거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피자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단순한 불평을 했는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피자로 추앙을 받게 되자 황급히 인공차별주의와 자사는 관계가 없다는 성명을 내는 등 소동에 휘말렸다.
켄 크래이먼 딥포커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얼마나 양극화하고 분열됐는지 계속해서 놀랄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치르더라도 정치 이슈를 피하고 싶어하지만 젊은 소비자들의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