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지진 여파로 16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수능 관련 일정은 물론 향후 대학입시 일정도 줄줄이 밀릴 것으로 보여 수험생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16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박춘란 차관 주재로 브리핑을 열어 수능 연기에 따른 후속조치를 발표한다. 수능이 일주일 연기됨에 따라 12월로 예정된 성적 발표뿐 아니라, 대입 전형 일정까지 모두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이후 예정된 논술 등 대학별고사 일정 연기도 불가피해 수시모집 일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먼저 이번 주말인 18일과 19일로 예정된 대학의 논술시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 덕성여대,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연세대 등 10여개 대학이 이번주 토~일 논술고사 일정을 잡아뒀다. 이들 대학은 대부분 수시 모집에서 수능 등급의 최저기준 요건을 적용하기 때문에 논술을 치르는 학생이라면 수능도 같이 치러야 한다. 수능이 23일로 일주일 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의 논술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다음 주인 25~26일에도 이화여대와 한양대(서울), 서울여대, 중앙대 등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전형일정을 옮기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수능과 논술을 동시에 준비해야 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부담이 늘어났다고 지적한다. 수능 성적 통지일이 연기되면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진행될 4년제 대학 정시모집 원서접수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안전을 중요시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수능 연기가 컨디션에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재수생 박모 씨는 "수능 날만 기다렸는데 허무하다"며 “앞으로 대입전형이 어떻게 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최종 컨디션을 수능에 맞춰놓은 상황에서 갑자기 연기돼 당황스럽다”며 "바뀌는 대입 일정을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대입전형 일정도 연기되겠지만 기계적으로 연기되는 것은 아니다"며 "대입 전형일정은 일주일 이내로 연기하는 등 여파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