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 작업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제동'을 걸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합병에 대한 의견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나 주채권 은행과 의견을 함께 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을 흡수합병할 경우 그룹 전반의 재무적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음에도 채권단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홀딩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제이앤케이제삼차 합병에 '부동의' 입장을 정하고 채권자 이의제출 기한인 16일 관련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이 '부동의' 입장을 정하면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나 입장을 확정하지는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채권은행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호홀딩스의 금호고속 흡스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금호홀딩스가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보이는 금호고속을 흡수합병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물론이고 안정적인 EBITA(세전영업이익) 창출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이 '부동의' 입장을 정한 것은 오히려 이번 합병으로 그룹의 재무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흡수 합병 대상인 금호고속은 산업은행과 농협은행 등에 1385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홀딩스와의 합병으로 금호고속이 소멸되면 차주는 존속법인인 금호홀딩스로 바뀌게 된다.
산업은행과 농협은행의 입장에서는 대주 입장에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금호홀딩스가 금호고속 인수를 위해 세운 SPC(특수목적회사) 제이앤케이제삼차에도 주목했다. 제이앤케이제삼차는 금호고속 인수그융 대주단에서 약 185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 채무 역시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금호홀딩스가 부담하게 된다.
결국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의 합병은 분산돼 있던 재무 부담이 오히려 한 곳으로 집중키셔 리스크를 높아지게 할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호홀딩스의 차입금 규모만으로도 이미 1조 원이 넘는 상황"이라며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이 합병하더라도 금호고속이 연간 300억 원에 가까운 금호홀딩스의 금융권 채무비용도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금호홀딩스의 금호고속 흡수합병은 가능하다. 다만 채권단의 동의가 없을 경우 올해 연말까지 관련 채무(2400억 원 규모)를 모두 상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