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산은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대우건설 매각의 예비입찰에 호반건설과 미국의 에이컴 등 국내외 10여 개사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호반건설은 2015년 산은이 매각을 주관했던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밖에 아직까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국내외 기관들이 대우건설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이 어느 곳인지가 중요할 것이란 게 산은의 입장이다. 대우건설의 재무제표를 보는 것이 주요 목적인 기관이 없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 대우건설 가상데이터룸(VDR)을 보는 것은 300만~500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통상 기업 매각 시 다수의 기업들이 VDR만 보고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칼라일과 국내 사모펀드(PEF) 운영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VDR를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대우건설 지분 투자를 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원하는 풋백옵션(되팔 수 있는 권리)을 보장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산은은 이르면 이번주 입찰 적격 대상자(short list)를 선정하고 다음달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입찰 적격 대상자는 직접 대우건설을 실사해 본입찰 때 인수 가격을 제출하게 된다. 산은은 내년 1월 중에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은이 매각을 추진하는 대상은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지분 금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1조4000억 원이다.
산은은 2011년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을 3조2000억 원에서 인수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현 주가 수준에서 매각하면 매매 가격 기준 1조 원이 넘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매각가에 구애받지 않고 장기적인 경쟁력 차원에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보유한 주식을 매각할 때 시장가격으로 판다는 원칙을 정관 등에 반영했다. 다만 인수 후보들이 가격을 너무 낮게 제시하면 최종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