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가 3%대 반짝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내년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 조선, 건설, 석유화학, 유통 등 주력산업들의 경영 환경이 여의치 않은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8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올 3분기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깜짝 성장으로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와는 온도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논의를 앞두고 있어 기업 환경도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도 국내경제에 대해 4분기 이후 경기 상승 흐름이 다소 약해져 내년에는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신 경제연구부문장은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가 투자둔화를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상승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올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말 이후 투자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주요 국가들의 고용 확대 여지가 낮아 경기회복 흐름을 소비가 받아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 국내 주력산업의 경기전망은 철강과 전자를 제외하고는 낙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철강업은 세계 철강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절반 이상 차지하는 중국의 공급 조절이 계속되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산업인 기계업종의 시황 개선으로 철강 단가 인하 압박이 작은 것도 호재로 꼽혔다.
전자업종은 올해 호황이 내년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카메라 등 한국의 주요 부품사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선업은 빅3(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가 2015년 말 대비 44.1% 감소해, 내년 3분기까지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신규 점포 확대 차질, 복합쇼핑몰 월 2회 휴무 가능성과 납품업체 인건비 분담 의무 도입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이 업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은 분양가상한제와 양도세 강화 등으로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경우 분양물량과 매매물량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산업은 북미 천연가스 설비가 신규 가동됨에 따라 공급과잉이 지속, 수급불균형에 따라 업황 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은 중국시장에서의 부진과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