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소방인력 확보, 일시적 증원으로 효과 기대 어렵다

입력 2017-11-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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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두 문화평론가

인간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소방 인력 확보다.

현행 소방기본법 8조1항과 총리령 소방인력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화재 진압과 구급·구조 임무를 맡을 현장 인력으로 5만1714명의 소방관이 필요하다. 현원인 3만2460명에 비해 1만9254명이나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관련 법률안 입법을 비롯해 실질적인 지원 논의는 수년간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엄격한 집행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19안전센터, 119구조대, 119구급대 등이 법정 기준의 소방력을 갖춘 곳을 찾아 보기 힘든 상황이다.

구급차에는 운전원과 구급대원 2명 등 3명이 탑승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소방력 부족으로 소방공무원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려도 마음 놓고 치료를 받을 수도 없는 환경이다.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심리평가 전수조사(2014년)를 보면 일반인 대비 심리질환 유병률이 무려 4~10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참혹한 현장 노출 경험은 연평균 7.8회에 육박했다. 한 가지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소방관은 39%에 해당하는 1만4452명에 이르고 있다. 소방 전문병원 설립 논의는 2002년에 시작됐지만,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 소방관 15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소방관 증원은 부족한 인력의 7%에 불과하다.

소방력 확보는 추경 대상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떠나질 않는다. 지금이라도 소방 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방 인력 확보는 일시적인 증원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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