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인물들이 검찰에 줄소환 됐다.
검찰은 지난 8일 남재준(73) 전 국정원장에 이어 10일 이병호(77) 전 국정원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전 국정원장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금 40억여 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개인 비자금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금품 수수자인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전망이다.
검찰은 오는 13일 오전 이병기(70) 전 국정원장을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으로 재임했던 인물들이 모두 소환된다.
이날 이병호 전 원장은 오전 9시 16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내 작심한 듯 준비한 말을 쏟아냈다.
이 전 원장은 “최근 들어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하고 있는데 크게 걱정된다"며 "위태로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이 점에 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국정원 강화를 위해 국민적 성원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원장의 국정원 재임 시절인 2015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는 검찰이 파악한 국정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 시기와 겹친다.
검찰은 국정원이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매달 5000만 원이나 1억 원씩 총 40억 원의 현금을 상납한 것으로 보고 전직 국정원장들의 지시 여부를 캐물을 예정이다.
한편 해당 사건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와 국고손실 혐의를 받는 안봉근·이재만(구속) 전 청와대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간부들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로 상납된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별개로 비밀리에 관리되고 사용됐다”며 "안봉근ㆍ이재만 전 비서관 구속영장에 사실상 (특활비) 수수자로 박 전 대통령을 적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