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e스포츠가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e스포츠 시장은 해외 게임의 전유물이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등이 시장을 지배했으며 토종 게임으로는 2000년대 중반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넥슨의 ‘서든어택’ 등이 있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업체들이 토종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 활성화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시작점은 9일 앞으로 다가온 국제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7’이다.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7은 다양한 e스포츠 이벤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 시작해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지스타는 그동안 콘솔·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 지난해에는 VR(가상현실) 게임으로 트렌드가 바뀌었으며 올해에는 글로벌 흥행 게임으로 떠오른 ‘배틀그라운드’와 ‘WEGL(World Esports Games & Leagues)’ 대회 등이 이용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는 e스포츠 시장의 급성장세에 힘입어 예년보다 게임 대회가 많이 열리면서 어느 때보다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B2C관에는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가 300부스, 블루홀 200부스, 트위치 100부스 등이 참가를 확정하며 e스포츠 실시간 중계를 준비하고 있다. 블루홀은 17일 지스타 2017 현장에서 ‘카카오게임즈배 2017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 at G-STAR’를 개최한다.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가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날 듀오 모드를 시작으로 18일에는 솔로 모드, 19일에는 스쿼드 모드 순으로 대회를 진행한다.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 20개 팀, 80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온라인 선발전을 통해 출전 선수를 확정한 상태다.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을 찾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는 300개 부스 전체를 e스포츠 전용관으로 꾸민다. 아이덴티티 엔터는 7월 e스포츠 브랜드 ‘WEGL’을 공개하고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 왔다. 브랜드 출범 이후 12개 종목에 대해 ‘게임스타 코리아’, ‘프리미어’, ‘슈퍼파이트’ 등 다양한 성격의 대회를 개최하며 프로, 아마추어, 여성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을 선발했다. 이들은 지스타 2017에서 시즌1 결승 격인 파이널 매치를 통해 우승자를 가릴 계획이다.
넥슨은 총 3개 스튜디오로 구성된 ‘인플루언서 부스’를 마련해 크리에이터와 유저와의 신작게임 실시간 대전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현장을 찾지 못한 유저들이 넥슨의 신작 게임들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e스포츠 대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애초 지스타는 게임을 전시하고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었는데 e스포츠에만 인파가 몰려 ‘관람’이 주목적이 되면 자칫 ‘체험’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 2017은 지금까지와 달리 체험보다는 e스포츠 대회가 풍성하게 열릴 전망”이라며 “변화하는 게임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관람객을 위한 콘텐츠 마련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