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밀레니얼(18~34세) 세대가 글로벌 여행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해외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이들을 어떻게 공략하는지에 따라 여행업체나 관광지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3일(현지시간) 중국 밀레니얼을 공략할 핵심 키워드로 ‘경험’을 제시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밀레니얼들은 지난해 무려 8200만 회의 해외여행을 즐겼다. 이는 중국인 전체 해외여행의 60%를 차지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인 전체 해외여행이 7500만 회였던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밀레니얼들이 지출한 금액도 1500억 달러(약 167조2500억 원)를 넘었다.
마스터카드는 “점점 더 많은 젊은이가 여행에 나서고 있어 중국의 해외관광객은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8.5%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세계 증가율의 두 배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밀레니얼들은 이전 세대보다 단체관광이나 호화 크루즈 여행 등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강조했다. 홍콩과 마카오 등 전통적인 관광지도 이들에게는 뒷전이다. 또 젊은 중국인은 부모 세대와 달리 쇼핑 지출을 줄이는 대신 더 좋은 호텔과 식사, 경험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두바이 사막에서 모래 서핑을 하거나 핀란드에서 스노모빌을 타고 미국 시애틀의 바에서 밤문화를 즐기는 등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경험을 만끽하는 것이 여행의 최대 초점이 된 것이다.
핀란드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아예 중국 여행객을 위한 북극 관광회사를 차린 실비아 옹은 “오로라를 보는 것이 중국 젊은이들의 가장 큰 소원 중 하나”라며 “그들은 또 이글루에서 잠을 자고 쇄빙선을 타며 순록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중국 밀레니얼들은 여행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메시징 앱 위챗이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검색을 통해 어떻게 해외여행을 떠날지 연구하고 숙박업소를 예약하며 친구들에게 해외에서 겪었던 이색 경험을 전파한다.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는 이런 밀레니얼들의 수요를 간파해 의미있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에든버러 관광당국은 2년 전 웨이보와 위챗에 중국어 페이지를 개설했다. 또 그때 이후로 신년 축제에 중국 인기 블로거 6명을 매년 초청하고 있다. 에든버러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 마가렛 맥닐 에든버러관광국 대표는 “중국 관광객 구성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제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단체 관광객보다 홀로 오는 젊은 관광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관광객에게 부정적 경험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전보다 단체관광객들에게 훨씬 덜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