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트레이드마크’인 경제민주화를 만화로 풀어낸 책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기념회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이 수십 명 참석, 지난 대선 이후 정치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김 전 대표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만화로 보는- 경제민주화,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를 열고 경제민주화 실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장만능주의 체제에선 경제가 발전할수록 사회가 균등해지지 않고 양극화가 생기고 사회적 불안이 조성된다”며 “사회적 불안은 정치 불안을 일으켜 체제에 위협을 주는 상황까지 온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가 2007년, 2008년 겪은 금융위기에서 자본주의 체제도 만능이 될 수 없음을 확인했다”며 “정치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공존하기 위해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1987년 헌법에 경제민주화를 담고도 30여 년 동안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오늘날에도 경제민주화가 무슨 뜻인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며 “정치민주화는 알면서 왜 경제민주화의 뜻은 모르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민주화를 위해서도 경제민주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러한 인식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고민 끝에 만화로 풀어서 보급하겠다는 제안에 찬성했다”며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이 이 책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했다.
출간을 총괄한 발간위원장인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정치계절이 되면 정치인들은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면서 김 전 대표의 지혜를 구하고는 당선된 후엔 헌신짝처럼 버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미완의 과제로 남은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올해 2월 출간을 목표로 했지만 정치상황 때문에 이번에 출간하게 됐다”며 “초판 2만 부는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보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출판기념회엔 안철수 대표가 일찌감치 와서 김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누는 등 여야 정치인들이 몰렸다. 민주당에선 추미애 대표를 대신해 김정우 비서실장을 비롯해 진 영, 이종걸, 양승조, 유승희, 신경민, 진선미, 금태섭, 박용진, 이철희, 손혜원 의원 그리고 김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운열, 박경미, 김성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에선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홍일표, 이현재 의원이, 국민의당에선 안 전 대표 외에 장병완, 김성식, 이언주, 최명길 의원 등이 자리했다. 노재봉 전 국무총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도 함께했다.
한편 김 전 대표가 이날 행사를 기해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임박한 정계개편과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