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한마디로 ‘짠물경영’이다. 최근 세간에 회자되는 ‘돈은 (벌어) 안 쓰지 않는 것’이라는 소위 김생민식 ‘슈퍼 그레잇’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2%대로 올라서며 4년만에 최고치를 보였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1년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부채비율은 9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제조업 부채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80%를 밑돌았다.
제조업 부문도 6.0%로 2010년 6.7% 이후 가장 높았다. 비제조업 역시 5.0%를 보였다. 이는 국제유가 등 수입원자재 가격이 하락으로 매출원가율이 떨어지면서 석유화학과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개선된데다 주택경기 호조에 건설과 부동산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석유화학은 8.9%로 제조업 중 가장 높았고, 부동산임대도 11.8%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조사는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중 비금융 영리법인을 기준으로 61만5316개 업체를 전수조사 한 것이다. 제조업은 13만7818개, 비제조업은 47만7498개였다. 다만 전수조사가 2010년부터 시작되면서 이전 수치는 표본조사에 의한 값이다.
이자보상비율도 440.1%로 2005년 460.3%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만큼 금융비용 부담 능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벌어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은 전년 31.5%에서 30.5%로 낮아졌다.
안정성지표인 부채비율은 전산업 부문이 121.3%로 2007년 114.94%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제조업은 79.8%에 그쳐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0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2014년 89.24%를 기록한 이래 3년연속 역대 최저치다. 제조업 중에서는 전기전자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조선업은 229.4%로 가장 높았다. 다만 전년(355.8%) 대비 120%포인트 이상 줄었다. 이는 업계의 부채 감축 노력과 함께 채권단의 채무조정 영향이 컸다. 비제조업 중에서도 부동산임대 부채비율이 전년 361.7%에서 275.5%로 하락폭이 컸다.
한편 2016년 국내 비금융법인기업의 총자산은 4565조원이었다. 매출액은 3668조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1637조원 대비 2.2배에 달했다. 영억이익은 200조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36조원을 기록했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매출액증가율이 상승했고 수익성과 안정성도 전년보다 개선됐다”며 “부채비율이 꽤 낮은 것은 투자를 안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경영을 잘한 이유도 혼재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