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 '유리천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은 임원 12명 중 여성은 단 한명도 없으며 4급 이하 하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이 23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한국은행 임직원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행 고위직이라고 볼 수 있는 3급 이상 관리직 직원 665명 중 여성 비율은 겨우 2.1%인 14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3급 이상 관리직 직원 10명 중 9.8명은 남성 직원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의 3급 이상 관리직 직원으로는 과장(3급), 부장(2급), 국장(1급), 그리고 임원 등이 있다.
우선 직급별로 살펴보면 올해 7월 기준 한국은행 내 총재(1명), 금융통화위원(5명), 감사(1명), 부총재보(5명) 등 총 12명의 임원진 중 여성은 전무했다.
1급 직원 85명 중에서도 남성은 83명(97.64%)에 달했으며 여성은 단 2명(2.35%)에 그쳤다. 이어 2급 직원(전체 183명)에서도 여성은 아무도 없었다. 3급 직원(전체 385명)에서는 남성이 373명(96.8%), 여성이 12명(3.11%)을 기록했다.
한은은 4급 이하의 하위직으로 내려갈수록 여성 비율은 증가하고 남성 비율은 감소하는, 이른바 전형적인 ‘상박하후’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급 직원의 여성 비율은 29.71%(175명)이었으며, 5급 45.65%(205명), 6급 및 기타 72.16%(464명) 등 직급이 낮을수록 여성의 비율이 뚜렷하게 많아지고 있다.
이 의원은 “한국은행의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여성 직원이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조차 봉쇄되고 있다”며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능력 있는 여성을 고위직에 등용하는 솔선수범을 보여 은행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유리천장을 깨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