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여성방송인이자 배우, 사교계 명사로 인기가 많은 크세니야 소브착(35)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소브착은 이날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발표했으며 러시아 주요 경제지 베도모스티에 서신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해 4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푸틴을 위협할 수 있는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대선 출마가 금지됐다.
소브착이 현상유지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후보자로 자신을 묘사하면서 유권자들의 한 표를 호소했다. 그러나 야권은 소브착의 출마가 푸틴 4선이 확실하다는 전망에 다소 맥이 빠져있는 대선 분위기를 살리려는 정부의 술수라고 비판했다. 유권자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을 높여 투표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러시아판 패리스 힐튼’으로 불리는 소브착은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호화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과시하면서 끊임없이 화제의 대상이 됐다. 그의 소셜미디어 추종자는 약 520만 명에 달한다.
소브착은 푸틴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의 아버지는 과거 푸틴 대통령의 멘토였으며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푸틴 선거 유세 도중 사망한 아나톨리 소브착 상트페테르부르크 전 시장이다. 소브착은 현지 TV레인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부친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선 출마 뜻을 밝혔다”며 “푸틴은 썩 좋아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단지 모든 사람이 스스로 내린 결정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