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오르던 국내 바이오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의 성장 속도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면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주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도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19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의약품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3% 하락한 1만1644.91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날(-0.97%)에 이어 이틀 연속 약세다. 업종지수가 하락한 것은 그간 상승세를 이끌었던 대형 바이오시밀러 업체의 주가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틀간 5.39% 떨어지며 시가총액 9위로 밀려났고,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8.68% 하락했다. 코스피 이전 기대감으로 급등하던 셀트리온도 이날 8.80% 급락하며 하락 전환했다.
바이오주의 질주를 돌려세운 것은 세계적인 제약업체 존슨앤존슨(J&J)의 실적 발표였다. 존슨앤존슨은 17일(현지시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3분기 미국 내 매출이 12억 600만 달러(약 1조3628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해 11월 레미케이드 복제약 ‘램시마’를 미국에 출시했지만 오리지널 약품의 매출을 크게 끌어내리지 못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의 성장 속도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경계심이 확산되면서 그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업종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양쪽으로 나뉘고 있다.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 800억 달러(약 90 조 원) 규모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이 특허 만료가 예정되어 있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높은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의 주가 상승이 지나치다면서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시장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산업의 성장성과 해당 산업의 국내 기업 위상에는 공감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이 국내 바이오 종목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내년은 검증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셀트리온의 경우 ‘허쥬마’의 유럽 승인, ‘트룩시마’의 미국 승인 등의 절차가 예상대로 나와야만 주가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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