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이달 말 예정된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이하 과방위)가 확감(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커졌다. 황 회장이나 권 부회장 모두 국감장에 출석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앞서 열린 국감에 불출석한 이들에게 정치권이 고소도 불사하겠다며 초강수를 두고 있어 직접 나가 해명하는 게 낫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1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30일 열리는 과방위 확정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해외 업무가 잡혀 있어 국감에 부득이하게 불참했지만 확감에는 직접 나가 통신 현황에 대해 소신 발언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확감 일정에 앞서 관련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국감을 앞두고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기 전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30일 확감에는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감 기간 중 미국 출장길에 올라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회장과 만났던 황창규 KT 회장도 확감 참석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황 회장이 확감에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통신비 인하 외에 정치적 문제와 관련된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과기정위의 일반증인·참고인 명단에 있는 신청 사유에는 이통 3사 대표 3명에 대해 ‘통신비 감면대책,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의견 등’이 적혀 있다. 다만 황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이 추가돼 있다.
KT 관계자는 “큰 방향은 참석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미국 현지에서 협력업체들과 회동 이후에도 국가수반 미팅이 잡혀 있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추후 상황에 따라 확감 참석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애초 예상과 달리 확감 증인 참석 쪽으로 기류가 바뀐 이유는 정치권의 압박 때문이다. 국회 과방위 원내교섭단체 3당 간사들은 증인 출석 요구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행태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종합감사 때도 증인이 나오지 않으면 당사자는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국감에 참석해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 자극제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 사장은 12일 과방위 국감에 참석해 통신 현황과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소신 발언을 통해 정치권의 공감대를 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