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예정돼 있던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이 보험업계의 반발로 중단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금융노조가 31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예정대로 방카슈랑스 4단계를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그동안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과 관련해 줄기차게 시행중단을 촉구해왔던 보험업계와는 달리 업종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며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보험업계가 당초 시행계획을 무마시키기 위해 근거없이 은행권과 금융노동자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나라당이 보험업계의 반발 때문에 보험업계의 요구만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정부의 정책 일관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대외신인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방카슈랑스 4단계가 폐지되거나 연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도 방카슈랑스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고, 방카슈랑스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 중 보험 상품을 제한하고 있는 국가는 매우 드물다"며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을 폐기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국제 추세에도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권이 원칙없이 기존의 약속을 깨고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주는 식으로 달랠 경우 앞으로 '우는 아이'들만 더 양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번 방카슈랑스 4단계 확대 시행은 공정한 경쟁과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기본적으로 보험사의 판매채널을 다양화함으로써 보험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며 "보험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받고 보험업계와 은행이 모두 상생하는 선진국형 제도"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방카슈랑스 시행 과정에서 노출된 부작용과 근로조건 저하 및 노동강도 심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이에 대해서는 은행권과 보험업계 그리고 양대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가운데 보다 심도 깊은 분석과 평가를 통해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보험업계의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보험업계와 은행권의 갈등과 충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