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HMR(가정 간편식) 브랜드를 통해 한식 세계화에 재시동을 걸면서 ‘한식의 네슬레’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CJ제일제당은 11일 CJ인재원에서 ‘CJ HMR 쇼케이스’를 열어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HMR 브랜드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해 2020년까지 매출 3조6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부회장)는 구체적으로 2020년까지 ‘햇반’ 브랜드는 1조 원, ‘비비고’ 1조9000억 원, ‘고메’는 3000억 원의 매출을 각각 제시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가정간편식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전년 대비 40% 성장한 1조5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인의 밥상다운 제대로 만든 식사를 제공하고, 해외에선 전 세계인이 한 달에 1~2회 K-푸드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이 같은 청사진을 마련했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은 “건설 중인 충북 진천 스마트팩토리에 5400억 원을 투자해 인프라 구축과 핵심기술 내재화를 추진 중”이라며 “독자적 기술력을 활용해 생산 융복합 기반의 글로벌 식품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기술력뿐 아니라 마케팅도 현지인 분석을 통해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현수 식품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한식 기반의 맛을 통해 진출하는 것이지만 현지 소비자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며 “미국이나 유럽권, 아시아권 등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들을 현지에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식 세계화의 대표주자로 내세우는 브랜드는 비비고다. CJ제일제당은 이미 K-CON(케이콘)과 같은 해외 공연 무대에서 비비고 브랜드 체험 행사를 진행해 왔으며 19일 개최되는 국내 최초 PGA투어인 ‘CJ CUP’에서도 비비고 광고가 노출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국 현지 중계 시 ESPN을 통해 비비고의 광고가 송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한식 세계화에는 이재현 회장의 신념과 사업 철학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부사장은 “(이 회장으로부터) 세계화를 통해 국가 미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사업보국 사명감을 갖고 진행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선 현지 연구개발(R&D) 공장과 생산 단지 구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부사장은 “제품의 기반기술은 한국 연구소에서 갖춰지겠지만 현지화 작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지에 R&D 센터와 생산 기반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미국과 중국에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생산 단지도 중국 5곳, 미국 2곳이 마련돼 있다. 베트남과 러시아에도 현지 기반 구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하 부회장은 “원료부터 가공까지의 기술을 확보해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며 “궁극적으로는 CJ제일제당이 세계 시장에서 HMR의 고유명사가 되는 날까지 노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