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가구 유통업체 이케아가 2020년까지 국내에 6개 점포를 열기로 하면서 롯데와 언제까지 연합 전선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와 롯데아울렛은 19일 경기 고양시 원흥지구에 고양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총 4층 규모의 건물 중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롯데아울렛 점포로 활용하고 2~3층에는 이케아 2호점이 입점한다.
이로써 이케아는 국내 1, 2호점 모두 롯데와 ‘한 지붕’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롯데는 2014년 12월 이케아가 국내 첫 점포인 광명점을 열 때 바로 옆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개장하는 등 이케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두 점포는 구름다리로 연결돼 고객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이에 이케아가 앞으로 오픈하게 될 추가 점포에서도 롯데와 협력 관계를 유지할지 주목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이케아와 롯데처럼 한 건물 안에 서로 다른 회사 매장이 들어서는 복합 매장 형태는 보기 힘든 경우다.
양사 모두 공식적인 계약 관계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향후 문을 열 추가 점포에서도 이케아와 롯데의 ‘한 지붕’ 관계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롯데와 협력해 문을 연 이케아 광명점이 2015년 매출 3080억 원을 올려 단일 매장 기준 세계 최고치를 기록한 덕분에 이케아도 롯데와의 한 지붕 효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 고양점과 롯데아울렛 고양점은 이미 인근에 오픈한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아울렛 고양점은 이케아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입점 브랜드 수를 수도권 아웃렛 최대 규모인 120여 개로 늘렸다. 또 식음료와 리빙 등 상품 종류도 일반 아웃렛의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경쟁사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은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이케아도 다른 대형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의무 휴업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이케아에 대한 견제를 감추지 않았다.
업계는 이케아 2호점이 문을 열기도 전에 벌써부터 3호점이 어느 지역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케아의 몸집이 커지는 만큼 유통 상권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어서다. 이케아는 광명점, 고양점에 이어 2020년까지 부산, 용인 기흥, 충남 계룡, 부산 등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4개점의 추가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 총 6개 매장을 개장하고 4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채용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양사가 공식적인 사업 파트너는 아니라고 밝힌 만큼 향후 이케아가 다른 유통사와 협력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가구, 인테리어 소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해 아웃렛과 영역이 겹치지 않아 아웃렛 인접으로 인한 집객 효과를 노릴 것”이라며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수록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유통사와 손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