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뒤끝’이 다시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NFL은 국가(國歌)와 국기, 국가를 무시하는 데도 왜 대규모 세제 혜택을 받는 건가?”라며 “세법을 바꾸라!”는 트위트를 올렸다.
BBC에 따르면 NFL 팀들은 세금을 내고 있지만 경기장 건설에는 때때로 공적 지원을 받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점을 의식해 세제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규정과 심판, 선수 등을 감독하는 NFL 사무국은 2015년에 비과세를 포기했다.
트럼프가 이런 트위트를 올림과 동시에 같은날 백악관은 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와 관련,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에는 경기장 안의 모든 사람이 기립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선수들에게 일어설 것을 요구하는 NFL(사무국)을 지지한다”며 “그 점에서 우리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NFL 사무국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경기장 안의 선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기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NFL 소속 일부 선수가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무릎을 꿇거나 팔짱을 끼는 행동 등으로 트럼프의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를 나타낸 데 대한 후폭풍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은 선수들을 해고하라고 욕설을 섞어 비난했다. 이후 더 많은 NFL 선수들이 ‘무릎 꿇기’에 동참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섰고, 전체 32개 NFL 구단 중 절반 가까이가 비판 대열에 참여했다.
8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인디애나 주에서 열린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경기를 관람하러 갔다가 일부 선수가 경기 전 국민의례 때 무릎을 꿇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나중에 펜스 부통령은 “우리의 군인들, 우리의 국기를 무시하는 사건에 참여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찬 이유를 해명했다.
NFL의 현행 규정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선수들이 서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강제는 아니다. 1923년 마련된 ‘플래그 코드’에는 국가 연주될 때 행동 요령을 포함한 모든 에티켓이 규정돼있다. 그러나 이는 절대 강제가 아니며, 위반해도 처벌되지 않는다. 플래그 코드에 따르면 사람들은 얼굴을 들고 국기를 쳐다봐야 한다. 민간인은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제복을 입은 군인과 참전용사는 경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