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 마신 GS·롯데건설, 서초·잠실서 맞붙는다

입력 2017-10-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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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잠실 미성크로바, 15일 서초 한신4지구…두 곳 공사비 총액 1조5000억 “물러설 곳 없다” 총력전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이달 시공사를 선정하는 강남권 2개 사업장에서 치열한 싸움에 들어간다. 지난달 방배13구역에 이은 두 번째 매치인 데다 양측 모두 최근 상징성이 큰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에서 고배를 마셔 총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2개 사업장에서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조합은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다.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는 미성아파트(1980년 입주)와 크로바아파트(1983년 입주)가 지난해 통합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함께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11개동 1350가구를 헐고 지상 35층, 188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어올린다. 총공사비는 4700억 원으로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등 대형사들이 군침을 흘렸지만 결국 GS건설과 롯데건설 2파전으로 결정됐다.

잠원동 한신4지구는 잠원동 60-3번지 일대 신반포 8~11·17차,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빌라 등 공동주택 9곳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3685가구의 대규모 재건축을 추진해 공사비만 9350억 원에 달한다. 지하철 3, 7, 9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사업성이 좋아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두 공사비 총액은 모두 1조4000억 원을 넘어선다.

이번 미성·크로바와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은 두 건설사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미성·크로바가 위치한 잠실은 롯데건설이 자사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가 위치한 안방이나 다름없다. GS건설은 잠실에 처음으로 입성할 수 있는 기회의 단지다.

무엇보다 이번 수주전은 양측 모두에 설욕전이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서초 방배13구역 수주전에서 GS건설에 패한 만큼 잠실 재건축만큼은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공사비 1조 원이 넘는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을 현대산업개발이 가져간 것도 이번 사업의 몰입도를 더 높였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롯데건설 임원들은 27일 열린 미성크로바 합동설명회에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안방만큼은 확실하게 수주하겠다는 의지다. 조합이 결국 이사비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당초 롯데건설은 이곳에 Δ초과이익부담금 569억 원 지원 Δ공사비 중 569억 원 감액 Δ이사비 1000만 원·이주촉진비 3000만 원 제공 등 3가지 옵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최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혈투 끝에 현대건설에 패했다. 3년 동안 해당 단지에 공을 들였던 GS건설에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올해 해외 수주가 급격히 내려앉은 GS건설 입장에서는 남은 강남 재건축에는 반드시 자이의 깃발을 꽂아야 한다. GS건설은 그동안 강남권에서 쌓아올린 ‘자이’의 명품 이미지와 설계를 다시 한번 앞세울 예정이다.

먼저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곳은 미성·크로바다. 한신4지구는 나흘 뒤인 15일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잠원동 일대 한 공인중개소 측은 “두 곳 모두 내로라하는 건설사여서 이곳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린다”며 “누가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아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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