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도 ‘초등학생 때부터 기타와 테니스 정도는 익혀 두었다면, 여러 모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이런 생각을 들게 하는 대상이 최근 들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투자’이다.
나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사회 초년생이다. “아껴 쓰고 저축하라” “복리의 힘을 이용하라”와 같은 원론적인 조언이야 늘 들어왔지만, 어릴 땐 돈을 불리는 데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 세뱃돈이나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 대부분은 해외여행을 가거나 전자 기기를 사는 등 소비해 버렸다. 혹은 단순히 예금 통장에 넣어 두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직장을 구해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고 목돈이 쌓이면서, 자금을 내 손으로 관리해야 하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전·월세 자취방을 찾아 원룸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높은 전세, 보증금에 좌절하기도 하고,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이자율을 마주하며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직접 돈을 굴리고 손실로 인한 소위 수업료도 내가면서, 투자 방법을 체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유대인들은 어릴 때 장난감이 아닌 자신 명의의 주식과 통장을 선물받아 직접 투자하는 습관을 쌓아 간다고 한다. 당연히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금을 그냥 두지 않고, 필요한 곳에 투자해 이익을 거둬가는 데 능숙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 투자 실패를 최소화하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감당이 가능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종합적인 자산 관리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어릴 때부터 주식·펀드·경매 등 어떤 형태로든 투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가 배울 수 있는 한 가지를 선택하라면, 나는 악기나 운동이 아닌 투자를 주저 없이 선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