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정식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탄생 10주년 야심작 ‘아이폰X(아이폰텐)’이 안면 인식 관련 부품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아이폰X에 탑재된 안면 인식 기술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부품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안면 인식 기술과 관련한 부품은 애플 엔지니어들과 공급업체들 사이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불린다. 두 부품이 있어야 사용자가 얼굴을 스캔해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로미오 모듈은 사용자의 얼굴에 레이저 빔을 쏴 3만 개의 레이저 점을 찍는다. 줄리엣 모듈은 매핑된 적외선 도트의 패턴을 읽는 적외선 카메라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로미오 모듈이 줄리엣 모듈보다 조립·공정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려 아이폰X의 전체적인 생산에 차질을 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줄리엣 모듈이 생산되는 만큼 로미오 모듈은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로미오 모듈은 LG이노텍과 샤프에서 조립된다.
아이폰X의 안면 인식 기능은 지난 12일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끌었다. 애플은 아이폰X에 홈버튼을 없애는 대신 안면 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애플은 강조했다. 또 애플은 페이스 ID 기능이 지문 스캔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터치 ID 방식보다 20배는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아이폰X의 성패가 안면 인식 기능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아이폰X을 주목하게 한 안면 인식 기능이 오히려 생산 차질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애플의 실전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셈이다.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하기 전부터 애플의 실적은 10주년 기념 폰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11월 3일 전 세계 55개국 이상에서 출시 예정인 아이폰X이 초기 물량 부족으로 공급난에 빠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 일부 소식통은 논란이 된 부품 공급 지연 문제를 “신형 아이폰 모델이 출시될 때 생기는 당연한 일”이라며 “문제는 결국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관련한 해프닝도 아이폰X 생산에 차질을 일으킨 배경으로 작용했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X에 터치 ID 기능을 탑재하려 했다. 그런데 새로운 스캐너를 새 OLED 디스플레이와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애플은 터치 ID 기능을 포기했다. 이 해프닝은 아이폰X 출시를 11월까지 미루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