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보다는 눈에 보이는 투자를 추천하고 싶다. 예를 들어 아직 지어지지 않은 건물의 분양권에 투자하기보다는 지어진 건물에 대한 경매가 재테크 방법으로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하곤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우리 사회의 신뢰는 매우 부족한 편이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확실치 않은 것을 확실한 것처럼 떠벌리고 상대방에게 과감하게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추천대로 되지 않더라도 본인 때문이 아니라, 정부 정책이나 불경기 등 다른 이유를 핑계하고 자신의 책임을 쉽게 회피해 버린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분양 물건에 대한 투자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장밋빛 전망을 가지고 분양사업을 시작하지만, 정작 자기 자본은 거의 없다. 대개 자금은 빌리거나 분양받은 사람의 분양대금으로 충당한다. 분양사업의 대부분은 이런 거품 낀 비용까지 계산한 분양대금이다 보니 ‘가성비’라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게다가 분양보증이 되지 않은 분양물건의 경우에는 계약 해제나 취소 이후 납부한 분양대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도 제대로 없다. 분양회사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자금력이 거의 없고, 해당 분양사업 부지는 신탁회사에 신탁돼 문제 발생 시 분양받은 사람이 아니라 시공사나 대출한 금융회사를 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장치가 돼 있기 때문이다.
권리구제를 위해 분양사업 관계자를 사기 등으로 형사고소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역시 효과적이지 않다. 분양사업은 사업 기간이 길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돌발 변수 등 사기가 아니라는 핑계를 댈 수 있는 요소가 많아 처음부터 기망을 하려는 사기죄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경매물건은 이미 건축돼 눈에 보이는 대상이어서 취득 이후 법적인 위험에 대한 권리분석만 잘 하면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즉, 경매에서의 투자는 권리분석 절차를 통해 어느 정도 검증될 수 있는 위험인 경우가 대부분인 셈이다. 당연한 조언일 수 있지만, 좀 더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