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 조정 기간이었던 7~8월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뚜렷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2일까지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조4238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SK하이닉스(1조598억 원)를 바구니에서 많이 덜어냈다.
월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의 반도체 종목 매도세는 7월과 8월 특히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7월에 1조3497억 원, 8월에 1조5106억 원 각각 순매도했다. 두 달 동안 3조 원에 가까운 금액을 팔아치운 것.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역시 8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3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한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앞선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에 당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떨어지고 실적도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7~8월 들어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줄기차게 순매도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영향도 컸다. 삼성전자는 올해 9조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류 팀장은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계속 사들이면서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주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를 팔아치운 것은 외국인만은 아니었다. 올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도 삼성전자(1조9926억 원)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를 1조2064억 원 순매수하며 나홀로 ‘사자’를 보여줬다.
하지만 3분기 실적 시즌에 가까워지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반전되어 주목된다. 증권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연일 상향 조정하자, 9월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979억 원, SK하이닉스 1056조 원어치를 각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조2500억 원, SK하이닉스는 3조830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의 귀환에 힘입어 나란히 사상 최고가 행진을 기록 중이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