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말폭탄 싸움이 갈수록 첨예해지면서 국제사회의 핵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유엔총회 기간 내내 말폭탄을 주고 받던 북한과 미국은 25일(현지시간)에도 말 전쟁을 이어갔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유엔총회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자신이 머물던 호텔 인근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또 “트럼프는 지난 주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말을 동원하며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의 이날 입장 발표는 이틀 전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최북단 국제공역까지 출격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서자 이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했다고 강조하며 향후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바 없다. 그러한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처하기 위한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은퇴한 한 미군 장성이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의 인터뷰에서 미 국방부 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이 전쟁하게 될 경우 한국에서 매일 2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 은퇴 장성은 북한과 미국의 핵전쟁 가능성은 10%로 낮지만 비핵적 충돌 가능성은 50대50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미국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지나치게 편집증적인 관점으로 강경하게 몰고 갈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