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막바지 5800구의 서울 재건축·재개발 분양 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서울의 새 집 공급이 앞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은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내집마련 열풍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부동산업계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4분기 서울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총 1만3497가구에 달한다. 이 중 5802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작년 총 1만6447가구 중 6635가구가 일반 분양한 것에 비해 다소 감소한 수치다.
한화건설이 내달 영등포구 영등포동 7가 29-1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을 분양하고, 현대산업개발은 같은달 중랑구 면목동 면목3구역을 재건축한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를 내놓는다. 한진중공업은 오는 11월, 은평구 음암동 응암11구역에 들어서는 ‘음암11구역 해모로’를 공급한다. 최근 강남권에서 첫 분양에 나섰던 삼성물산은 가재울뉴타운에서 분양하는데 이어 오는 12월엔 '서초 우성1래미안(가칭)'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 분양시장은 정부의 8·2부동산 대책으로 전방위적인 규제에 둘러싸여 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청약열풍이 거세다. 정부의 규제에 발을 맞추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상승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는 게 이같은 열기의 원인이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실제 8·2대책 직후 서울 첫 분양단지였던 '공덕 SK리더스뷰'는 평균34.56대1, 최고 52.52대1의 경쟁률로 1순위를 마감했다. 이이달 초 청약접수를 받은 '신반포센트럴자이'는 168대1의 높은 청약쟁률을 기록했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 역시 평균 40대 1, 최고 2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잠원동 일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새 집 수요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입지가 뛰어난데 분양가까지 시세보다 낮다면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나 투자자들이 가만히 앉아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며 "서울 분양 대부분이 정비사업이나 뉴타운 물량인데 교통, 교육 등 입지가 대체로 안정적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울의 치열한 분양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내년 1월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이 어려워져 공급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데다 앞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수요자들이 강남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시세보다 낮게 새 아파트를 사는 데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다. 특히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처럼 초역세권에 일반분양 물량도 많지 많은 경우 청약열기는 더 거세질 수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6·19, 8·2, 9·5대책 등 정부가 연이어 규제에 나서고, 초과이익환수제까지 시행될 예정이어서 사업추진이 쉽지 않아 내년 서울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며 "연내 분양을 확정지은 단지는 공급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