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6월 미국으로 떠난지 86일만에 귀국했다. 한국에서의 첫 행보는 경찰청 특수수사과 출석이다.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와 사정기관의 조사 일정 등도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올해 대한항공에 취임한 조원태 사장의 첫 경영 평가와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대외 행보를 앞두고 있는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19일 오전 서대문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며 "적극적으로 경찰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석을 끝내면 국회 출석여부가 결정된다. 국회는 10월 12일부터 2017년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정무위는 일감몰아주기와 관련, 조양호 회장과 아들 조원태 사장을 증인 후보 명단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인 명단이 조율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제 출석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앞서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일감몰아주기 관련해 기 싸움을 벌였다. 공정위가 지난해 대한항공이 계열사 싸이버스카이 및 유니컨버스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조 회장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14억3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대한항공 등은 이에 반발해 공정위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처분 및 시정명령 등의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조원태 사장은 2017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해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다. 올해 실적은 조 사장의 경영 성적표인 셈이다. 조 사장은 15일 열린 대한항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서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