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잠금 해제는 아이폰을 들어서 쳐다보기만 하면 될 정도로 쉽습니다.”
크레이그 페더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애플 신제품 발표 이벤트에서 한 말이다. 애플은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 ‘아이폰X(아이폰 텐)’에 홈 버튼과 지문인식 시스템 ‘터치ID’를 없애는 대신 새 인증 수단으로 안면인식 기술 ‘페이스ID’를 탑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아이폰X의 새 기능 중 페이스ID의 성공이 향후 아이폰X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페이스ID가 터치ID 방식보다 20배는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회사 측의 주장대로 페이스ID가 이름값을 할지를 놓고 업계에서는 회의론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은 애플이 처음 선보이는 기술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10 운영체제(OS)나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스마트폰 등에도 안면인식 기술은 탑재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해당 기능은 그 정확성이 떨어져 사진이나 가면으로도 뚫렸다. 애플에 대해서도 안면인식 기능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애플은 페이스ID가 이용자의 얼굴을 3만 개의 점(Dot) 구역으로 나눈 뒤 적외선을 쏘아 카메라로 이를 인식, 이를 통해 3D 지도를 만들기 때문에 오차 확률은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안경을 써도, 수염을 기르거나 면도를 해도, 어둠 속에서도 페이스ID는 이용자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2일 신제품 발표 당일 페더러기 부사장이 무대에서 페이스ID 기능을 시연하는 과정에서 아이폰 잠금 해제에 실패해 논란이 됐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으나 페더러기 부사장이 페이스ID 기능 시연에 실패 직후 애플의 주가는 주당 163달러대에서 159달러로 떨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사진이나 가면으로는 뚫리지 않아도 페이스ID가 쌍둥이나 비슷한 생김새의 사람으로는 해킹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문인식보다 오히려 불편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페이스ID로 잠금 해제를 하려면 반드시 휴대폰 카메라와 눈을 마주쳐야 한다. 이에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만 갖다대면 잠금 해제가 가능한 터치ID가 더 편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페이스ID의 정확성 논란 외에도 이용자의 생체 정보와 관련한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논란거리다. 미국 CNN은 페이스ID 기능으로 만들어진 안면 3D지도 등 생체 관련 데이터가 “극도로 안전한” 곳에 저장된다고 밝혔지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생활 보호 및 보안 대책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