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부터 확인한다. 밤 사이 타임라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2015년 뉴미디어 업계에서는 빅뱅을 맞았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대중화는 미디어 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매체 파워를 갖게 됐다.
재미, 감동, 정보 등을 담은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졌다. 소위 대박 콘텐츠 페이지를 꿈꾸는 이들로 뉴미디어 시장은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콘텐츠 기획자였기에 기발한 포맷과 신선한 접근이 접목된 콘텐츠를 볼 때면 희열을 느끼곤 했다. 동시에 ‘나는 왜 이런 콘텐츠를 기획하지 못했을까’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콘텐츠 소비자의 입장이 됐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은 채널이 생겨났다. 더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많은 지인들이 새로운 페이지를 개설했다며 ‘좋아요’ 요청을 해온다. 콘텐츠 소비자가 되고 나니 우후죽순(雨後竹筍) 생겨나는 페이지에 아쉬운 점이 생겼다.
생산한 콘텐츠가 모두 소비될 것이라는 산업혁명 시대의 마인드는 시대착오(時代錯誤)적이다. 뉴미디어 시대에는 독자가 스스로 자신이 소비할 콘텐츠를 선택한다. 그래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그리고 기획이 중요해진 시대이다. 콘텐츠 제작은 자기만의 정체성(identity)이 필요하다. “이 영상 어디 거야?”라고 말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요즘 페이스북으로 인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각각의 콘셉트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량의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한두 달에 하나 정도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유통하려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뉴미디어 2세대가 시작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새로운 실험이 많아졌으면 한다. 하루빨리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기획력이 번득이는 콘텐츠를 만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