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의식하며 ‘세컨더리 보이콧’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자 미국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썼다. 이는 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들이나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암시한 것이다. 특히 북한 교역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과 무역 거래를 중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협회의 에드워드 알덴 무역 전문가는 “이것은 허용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라며 “관련 국가들과의 무역 중단은 미국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6500억 달러(약 734조5000억 원)에 달한다. 중국은 아이폰 부품을 포함해 미국 산업에 필수적인 기계,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동시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보잉 여객기 같은 상품의 주요 구매국이다.
트럼프의 발언에 중국 외교부도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의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알덴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점점 더 불확실성만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CNN머니는 트럼프가 자신의 불확실성을 의도적으로 이용해 다른 나라에 북한을 압박하라는 공세를 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실행할 수 없는 주장을 거듭 밝히면서 민감한 문제에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분석도 나왔다. 국제전략연구소의 마크 피츠패트릭 대표는 “외교의 첫 번째 원칙은 결코 자국이 실행할 수 없는 경고를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밝힌 것처럼 중국 당국과의 교역을 중단하기보다 개별 기업이나 은행을 추적함으로써 제재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대형은행은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등으로 작년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가 정한 은행 규모 순위 1~4위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