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중국에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인공지능(AI) 전문 인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알파벳은 현재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인 AI 기술과 관련, 중국에서 대폭 투자해 중국 시장 재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정책에 가로막혀 2010년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구글 검색은 물론 유튜브 등의 서비스도 차단돼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 역시 중국에 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구글이 현지에서 사업하려면 현지 파트너와 특수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중국 시장 진출의 돌파구로 구글은 AI를 택했다. 최근 구글은 데이터 가공, 머신러닝 등과 같은 기술을 연구하는 팀을 꾸리고자 중국 현지에 최소 4개의 직책을 만들었다. 이 중 2개 직책은 클라우드 사업부 내에서 쓰이는 머신러닝 기술과 관련이 있다. 머신러닝은 AI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컴퓨터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구글에서 AI를 연구하는 지아 리 박사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500명 이상의 AI 엔지니어를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는 광범위하게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을 포함한다. 그 때문에 인터넷 인구가 수 억 명에 이르는 중국은 구글에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키티 포크 전무이사는 “중국 당국은 모바일 결제, 게임, SNS, 검색, 뉴스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과 같은 IT 기업들은 AI 알고리즘을 만들고자 많은 양의 자료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IT 기업들이 데이터를 얻고자 노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2010년 정식 서비스를 접었으나 꾸준히 재진출설이 나돌고 있다. 올봄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세계 바둑순위 1위 커제 9단과 구글의 AI 알파고 간 바둑 시합을 주최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당시 구글이 주최한 바둑 대결은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알파고는 커제 9단을 상대로 289수 만에 1집 반 차이로 승리했다.
한편, WSJ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도 AI 개발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올해 초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미국 시애틀에 AI 센터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중국의 검색엔진 기업인 바이두는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개발(R&D) 센터를 갖고 있다.